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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 영화이야기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와 사랑을 놓아버린 남자,남과 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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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어버린 여자와 사랑을 놓아버린 남자, 남과 여(2016)

 

감독 : 이윤기

 

배우 : 공유 - 기홍 

 

        전도연 - 상민

 

 

 

 

성공한 건축가인 기홍.

어른이 되지 못한 아내와 마음이 아픈 아이의 아빠 기홍입니다. 

휴~ 사는 게 왜 이렇게 애매한지 모르겠다. 

 

 

디자이너 샵 대표인 상민.

혼자만의 세상에 빠진 아이로 인해 삶에 지친 엄마 상민입니다. 

살만 해요?

 

 

설원의 나라, 핀란드.

세상의 끝처럼 느껴지는 이국의 땅에서 두 사람은 만납니다. 

사고처럼 멋진 하루가 다가왔죠. 

 

 

 

아들을 캠프에 보내며 선생님과 상담중인 엄마 상민. 

 

이곳은 헬싱키의 한 국제학교입니다. 

아이의 행동장애 때문에 핀란드까지 날아온 상민이 아이를 캠프에 보내는 날.

쉽사리 발걸음을 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는 저 없으면 안 돼요.

정 그러시면 여기서 아이를 데리고 돌아가세요.

 

 

정작 분리 불안을 느끼는 건 아이가 아닌 엄마 상민입니다.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속이 타는 상민은 동양 남자에게 불을 빌리는데요.

낯선 곳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한국 분이시죠?

여기서 캠프장이 멀어요?

한국 학부모의 만남이 이뤄지네요.

남자는 선뜻 상민을 도와 캠프장으로 차를 운전합니다. 

 

 

 

얼어붙은 강을 지나면 아이들이 있는 캠프장에 갈 수 있어요.

 

 

상민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의 아빠, 기홍과 함께 캠프장으로 가던 중,

얼어붙은 호수가 두 사람을 멈춰 세웁니다.

 

 

강 건너에 아이들이 있는 캠프장이 보이네요.

 

 

여길 건너가자고요? 위험해요.

괜찮아요.

차로 가도 되는데 이렇게 한번 가로질러 걸어가 보죠... 농담이에요.

남자의 얼어붙을 듯한 농담.

그만 돌아가요. 아이들은 여기서 본 걸로 됐어요.

 

 

 

동화책처럼 예쁜 자작나무 숲을 산책하는 상민과 기홍.

 

 

돌아가는 길, 잠시 카페에서 몸을 녹이는데 폭설로 인해 두 사람의 발이 묶입니다. 

이 난처한 시간을 어떻게 때운단 말입니까? 난감하네요.

산책 삼아 주변 좀 둘러볼까 싶어요.

저도 함께 가요.

어딘가 몽환적인 이국땅에서 우연한 동행이 시작되는데요.

두 사람의 어색함은 곧 설원의 자작나무 사이로 사라집니다. 

 

 

일하는 데가 산 밑에 있어서 매일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거든요. 

이렇게 걷는 것쯤은 괜찮아요.

무슨 산이요?

남산이요.

 

 

마치 그림 같은 핀란드 숲 속을 걷던 두 사람은 어느 오두막에 들어서는데요.

사우나에서는 요정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여기서 버릇없는 짓을 하면

요정이 화를 낸다는데...

남자는 까무룩 잠든 지친 여자의 머리를 쓸어 올려 줍니다.

꿈같은 이 공간에서 두 사람은 현실마저 잊게 만드는 강한 끌림을 느낍니다.

각자의 삶은 잊은 채 오롯이 두 사람은 남과 여로 서로를 깊이 안고 맙니다. 

 

 

우발적인 사고였을까요?

그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게 된 인생의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던 것이죠.

우리 서로 이름도 모르네요.

이름 대신 체온만을 남긴 까닭은 서로가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 때문이었죠.

 

 

 

꿈을 꾼 듯한 핀란드의 기억을 뒤로하고 상민은 서울로 돌아옵니다. 

성공한 건축가였던 기홍 역시 8개월 후, 서울의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옵니다. 

 

 

나는 남편이 나 때문에 들어온 줄 알았는데, 그 잘난 갤러리 때문에 몇 달째 이러고 있으니...

기홍의 아내가 또 삐딱합니다. 

끊임없이 애정을 강요하는 아내는 또 멋대로 떼를 쓰기 시작하는데요.

기홍의 가정은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상민의 명함을 챙기는 기홍입니다. 실속파!

 

잊지 못해서, 찾으러 왔나요?

핀란드의 숲이 아닌, 남산으로 발걸음을 향한 기홍은 

세련된 의류매장 안, 오두막 속의 그녀가 있습니다. 

 

 

남산 언저리에서 일한다는 그녀의 말을 쫓아온 기홍은 그녀 앞에 앉아있군요.

서울에는 아주 들어오신 거예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대답은 애매해도 재빠르게 상민의 명함을 챙깁니다. 

우연 아니죠? 보니까 좋네요.

 

 

우연은 없어요. 그렇담 운명일까요?

우연을 운명으로 만들기 위한 기홍의 노력이 참...

 

 

기홍은 또 속 보이는 우연을 가장합니다. 

옷 좀 보려고 왔어요.

영업시간이 끝나고 불쑥 찾아온 핀란드의 남자는

자작나무 향기 가득했던 그곳으로 다시 그녀를 이끌어 갑니다. 뿅!

 

 

기홍은 상민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 주변을 떠나지 않는데요.

무관심한 남편과 달리 진심을 다하는 기홍의 모습에서 또다시 가슴이 뛰는 걸 느낍니다. 

 

 

미안해요. 지금 얘기할 시간이 안돼요. 기차 타러 가야 해요.

데려다 줄게요.

부산역까지 데려다준다는 기홍을 말려 서울역에서 헤어진 상민은 홀로 부산으로 내려갑니다. 

 

 

 

기홍씨는 참 태평해요, 도대체 일은 언제해요?

 

상민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기홍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는군요.

앵! 어느새 상민의 옆좌석에 앉아 있습니다. 

 

 

한 공간에서 숨 쉬는 것 자체가 사랑처럼 느껴지는 순간들로 다가옵니다. 

기차 안에서는 태연한 척, 평범한 연인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기차역에 내려야 합니다. 

그만 가요, 내가 배웅해 주고 싶어서 그래요.

상민은 자신의 마음을 타이르며 기홍을 돌려세웁니다. 

 

 

그 날밤 전해진 기홍의 목소리는 상민을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요.

기다릴게요.

여행이 끝이 났다고 생각한 순간, 그와 다시 재회하고 말았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기홍과 상민은

핀란드에서 시작됐던 사고 같은 사랑이 현실로 이어지며

마음 속에 남아 있던 일말의 금기마저 깨버리게 됩니다. 

 

 

여기서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더 힘들어지기 전에...

우린 아무것도 아니에요?

용납되지 않는 사랑에 애처롭게 두 사람이 매달려 있습니다. 

 

 

상민은  다가설 수도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는 그 마음이 안타까워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늦은 밤, 남편에게 긴 대못을 박고 맙니다. 쾅쾅!

나, 그 사람 없으면 안 돼.

단 하나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민이 기홍을 기다립니다. 

 

 

 

사랑을 잃어버린 상민과 사랑을 놓아버린 기홍.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던 기홍의 아내,

강박증과 기홍에 대한 집착으로 그동안 수 차례 자살시도를 한 그녀는

기홍의 손길이 꼭 필요했었던 사람이었죠.

모두를 위해 사랑을 놓아버린 기홍은 더 이상 상민에게 갈 수 없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당신은 내게 오로라예요.

설레며 당신을 기다렸고, 찬란한 새벽빛으로 당신을 만났어요.

이제 날이 밝았어요. 

오로라처럼 당신도 사라져 버렸네요.

어두운 밤이 오고, 또다시 새벽이 되면 우리 다시 만나 질까요?

 

 

 

 

마구마구 흔들어 놓고선, 잊을 수도 없게, 만들지나 말지.

그 마음 다 훔쳐,

홀연히 사라져 버린

아으흐...

 

 

택시 기사님의 섬세한 배려는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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