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박하사탕 vs 여배우는 오늘도
방구석 1열 17화 2018년 8/24일
문소리의 배우 첫 데뷔작과
감독 첫 데뷔작
대한민국 대표 배우 문소리 특집
<박하사탕>과 <여배우는 오늘도>
박하사탕 2000
감독 : 이창동
배우 : 문소리 - 순수를 상징하는 순임
설경구 - 영호
국가가 허락한 폭력으로 인해
타락해가는 남자의 이야기
배우 문소리의 첫 스크린 데뷔작
"나 다시 돌아갈래" <박하사탕>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순수의 시대를 그린 <박하사탕>
윤종신
<박하사탕>은 특이하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한국 현대사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변영주
시작점은 1979년 가을
야학을 다니며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소년과 청년 사이의 김영호라는 인물이
1980년 5월에 군인으로 광주에 가게 됐고 그의 삶은 사실 그때 망한 겁니다.
그때 영혼이 파괴된 후,
80년대 경찰에 들어가 학생들을 고문하고
90년대 IMF 때문에 회사가 망한 후 자살을 결심하게 됩니다.
<박하사탕>은 김영호(설경구)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박하사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불편한 점이기도 한 건
사실은 김영호가 가해자의 편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80년 광주에 실제로 파견된 군인들 중 그 누구도 반성과 증언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인 김영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다는 겁니다.
문소리
김영호라는 인물을 하나의 인격체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름도 흔하디 흔한 '김영호'라고 지은,
어쩌면 '20년의 한국 사회'가 <박하사탕>의 주인공인 김영호로 대변되는 건 아닐까요?
이창동 감독님 만큼 이 시대의 아픔,
이 사회의 절망을 정말 온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젊은 세대가 느끼는 <박하사탕>은?
전여빈
스물 살에 본 <박하사탕>은 시대상이 읽히지도 않았고
이상한 에너지들이 막 충돌하는데 정확하게 뭔지도 알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10년이 지나 다시 보니, 폭력적인 시대상 때문에 일그러진 사람들의 고통이 마음 아팠어요.
왜 진작 다시 볼 생각을 안 했을까?
후회할 정도로 울림이 컸던 영화였습니다.
Q. <박하사탕>에서 가장 좋았던 문소리 씨의 연기?
장준환
광주로 가던 군용 트럭 먼지 속에서 홀연히 나타나
부끄러운 듯이 가던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진짜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그 모습 자체가.
그리고 영호의 변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순임의 연기가
꾸미지 않고 진짜인 듯한 모습에 굉장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문소리 배우가 뽑은 <박하사탕>의 명장면 & 명대사
문소리
(북받쳐 오른 감정을 추스른다) 영호 씨 그 꿈이 좋은 꿈이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대사인데요.
희망과 축복이 듬뿍 담겨서 오히려 마음 아픈 것 같아요.
그리고 영호의 삶이 영호의 마음이 영호의 생각이
당신의 모든 것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인데
영호의 마지막을 알기에 너무 슬플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지금 나는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걸까?'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한 마디였어요.
윤종신
영화 속 영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좋은 꿈이 되는 사람이 돼버린 거네요.
그게 너무 슬픈 것 같습니다. 돌아가도 싶어도 못 돌아가는...
설경구 배우와 다시 만나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을 그린 <오아시스>
Q. 뇌성마비 장애인 한공주 역할을 맡기까지 어려움?
문소리
누구나 다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요.
그래서 한순간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내가 이 산을 넘어야 어떤 길이든 갈 수 있겠구나.
이창동 감독님께서
<오아시스>는 위험한 시도이고 실험이기 때문에 나도 확신을 못하겠어.
가장 가까운 스태프, 배우들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해 보고 싶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변영주
<오아시스>에서 한공주는
장애가 있는 여성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하기 힘든 게 아니에요.
가장 밑바닥의 감정과 가장 환상적인 사랑을 오가면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거죠.
여배우는 오늘도 2017
감독 : 문소리
배우 : 문소리 전여빈
문상화 성병숙
배우 문소리의 첫 감독 데뷔작
이 시대 여배우의 민낯 <여배우는 오늘도>
Q.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 때 차이점?
문소리
#책임감
주연 배우로서 영화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갖고 있는 책임감은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오아시스>의 한공주가 에베레스트 등정을 하는 영화를 찍더라도
그 영화를 찍는 감독이 더 힘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변영주
<여배우는 오늘도>의 3막이
1막과 2막의 내용을 복기하면서 관객에게 따뜻한 결말을 선사합니다.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측은지심이라는 게 생깁니다.
이를 테면 3부에서 문소리는 장례식장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장례식장에 남아있는 사람이라고는 자기를 불편하게 한 옛 동료뿐이고,
찾아오는 애라고는 죽은 감독을 존경했었다고 말하는 신인 배우입니다.
결국은 그들을 데리고 해장국을 사 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문소리인 것이
측은지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감독의 가장 중요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소리
살다 보면 힘든데도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우면 예상치 못한 위안을 얻게 되는 게 세상사인 것 같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나를 괴롭힌 남자 배우랑 앉아 있었기 때문에
우연히 들여다본 상갓집의 작은 방에서 자신의 데뷔작을 만들었던 죽은 감독의 아들과
(죽기 전) 감독이 혼자 찍었던 영상을 제가 볼 수 있었던 거잖아요.
Q. <여배우는 오늘도>가 반가운 이유?
변영주
여성의 이야기가 거의 전무한 한국 영화계에서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해 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문소리
문소리라는 인물이 주인공이잖아요.
나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적인 감독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경험이 참 좋았습니다.
왜 한국영화에서는 남성 중심의 서사가 대부분이고 그런 영화판에서
여성 배우들이 설 자리는 어딘가라는 푸념에 그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보게 되었습니다.
남성 중심의 서사가 면연 하게 된 이유는
90년대 몰아닥친 IMF 위기
80년대 민주화 운동 실패
한국 남성들이 느꼈던 크나큰 좌절감
그들을 위로해 줄 남성 중심의 영화가 한국 영화계에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현실을 부정하던 '나'로부터 벗어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긍정적인 '우리'로 능동적 가치관을 갖게 된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여배우는 오늘도>에서 문소리가 던지는 또 하나의 화두
문소리
<박하사탕>의 여주인공이 캐스팅이 됐대.
어때, 예뻐?
그런데 안 예뻐.
영화계에 들어서자마자 굉장히 많이 들은 평가였어요.
이창동 감독님께 제가 배우로서 문제가 있나요? 여쭤 봤죠.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소리야, 너는 충분히 예뻐.
그런데 다른 여배우들이 지나치게 예쁠 뿐이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름다움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박하사탕>과 <여배우는 오늘도>의 꿀잼 고리
#문소리
배우로서의 다양함
#문소리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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