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명작) 스윗 프랑세즈 Suite Francaise 2014
62년 만에 기적적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Irne Nmirovsky)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생 배경 자체가 영화 같은 작품이에요.
<스윗 프랑세즈>는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 여배우 미셸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와
대세 스타 마티아스 쇼에나에츠(Matthias Schoenaerts)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죠.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영상미와 탄탄한 이야기까지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때는 독일의 공격이 프랑스로 향하던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프랑스 외곽의 시골마을 뷔시입니다.
루시는 참전한 남편을 기다리며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3년 전, 루시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남편과 결혼해 뷔시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전장으로 떠나자
시어머닌 루시에게 토지 관리를 가르치려고 매달 일요일마다 소작인들을 찾아갑니다.
허나, 이 일은 루시에겐 괴로운 일이었는데요.
시어머니는 소작인들에게 피도 눈물도 없이 집세를 받아냈기 때문이죠.
냉혹하게 보이겠지만
그런 사람들한테 만만하게 보이는 순간, 그들은 우리 가산을 거덜 낼 거다
그렇게 수금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마을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고
파리의 피난민들이 마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을에 들어오는 것은 피난민들 뿐만이 아니었으니...
적군들이에요!!!
평화로운 시골 마을 뷔시에 무자비한 독일군의 폭격이 시작됩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로맨스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가슴 아픈 전쟁의 역사를 마주하고 놀랐어요.
이를 신호탄으로 독일군은 마을을 본격적으로 점령해 나갑니다.
너희 프랑스는 패배했고 이제 우리 독일군이 통치한다.
심지어 독일군은 일상 깊은 곳까지 침투해 들어왔는데요.
독일군에 의해 임시 숙소로 선정된 가정들은 강제적으로 적군들을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스윗 프랑세즈>는 <바다의 침묵 2004>와 이야기 전개가 유사해요.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바다의 침묵>은 제겐 긴 여운을 남긴 영화였는데요. <스윗 프랑세즈>역시 그럴 것 같은 예감이...
2차 세계대전,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 장교와의 끝이 정해진 만남과
그래서 더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루시네 집 역시 독일군들의 임시 숙소가 되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브루노 중위입니다.
정중하게 인사하는 브루노에게선 적군의 고압적인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혹독한 시집살이에 적군과의 팽팽한 동거까지 더해져
최악의 상황 속에 맞이한 첫 날밤.
새로 온 객식구 브루노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선율은
팽팽하기만 하던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어주었고
난 매일 밤 그의 연주를 들었다.
화를 내야 마땅하지만 고요하던 집에 나타난 그의 존재가 위로가 됐다.
그렇게 매일 밤 들려오던 그의 연주는 잔잔했던 루시의 마음에 선율을 만들어 냅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흐르듯 이어지는 명장면.
한 폭의 그림인 듯이 앉아있는 루시에게 브루노가 처음으로 말을 건넵니다.
피아노는 당신 건가요?
아버지가 주신 피아노예요.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당신이 매일 연주하는 곡이 무슨 곡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작곡한 곡이니까요. 전쟁 전에 작곡가였어요.
음악이라는 공통된 공간 안에서 두 사람은 힘든 현실을 잊고 행복한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음악이라는 마음의 연결고리를 맺게 된 두 사람은
딱 2분만 전부 다 잊어버려요.
비록 적이라는 이름으로 만났으나 남녀로서의 마음을 키워나갑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독일군과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습니다.
이웃에서 한 독일 장교를 총으로 쏘는 일이 벌어졌고
서둘러 도망쳤으나 독 안에 든 도망자 신세일 뿐이었죠.
도망자의 아내는 루시를 찾아와 부탁합니다.
루시, 우릴 도와줄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하지만 루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일이기에 루시는 선뜻 이웃의 손을 잡지 못합니다.
미안해요. 난 못해요.
그때 실망한 듯 돌아서던 이웃의 눈에 들어온 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식탁입니다.
그 장교는 오지 않을 거예요.
내 남편을 찾는 수색팀을 지휘하더군요. 창피한 줄 알아요!
이웃은 루시와 부르노의 사이를 눈치채며 절규합니다.
그간 부르노와의 달콤한 로맨스에 잠겨있던 루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각성하게 되는데요.
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내 친구와 이웃이 동물처럼 사냥당하는 동안 난 환상에 빠져 있었다.
부끄럽기 짝이 없구나.
결국 루시는 목숨을 걸고 이웃을 돕기로 합니다.
늘 수동적이었던 루시가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갖고 행한 일은 저항 세력을 돕는 것이었죠.
전쟁은 눈치챌 겨를도 없이 사람들을 변화시킵니다.
내 안에 나도 알지 못한 나를 소환해 내고야 말죠.
하지만 위기는 너무도 빨리 찾아왔습니다.
시어머니는 루시가 레지스탕스를 돕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루시는 이대로 끝이란 걸 받아들일 무렵,
할아버지가 전쟁 때 만드신 곳이야. 이곳이라면 안전할 거야.
시어머니 역시 저항군을 돕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왜 도와주신 거죠?
마치 내 아들 같더구나.
부르노의 지휘 아래 독일군들은 루시의 집을 수색하기에 이릅니다.
중위님, 세탁실 안에서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결말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지 못한 결말은 충격이었어요.
바늘 끝으로 꼭꼭 마음을 한 땀 한 땀 찌르는 느낌이랄까요.
그를 홀로 남겨둔 인연과 그녀를 위해 떠나도록 등 떠미는 연인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주르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그 답을 대신할 수 있겠지요.
짧은 영화.
긴 여운.
내겐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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