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쁜 대답 (❁´◡`❁)

[에세이]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되어 있다

728x90
반응형

[에세이]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되어 있다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 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 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 따위가 시들어버리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 또한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던 그 감정은 무시한 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그 감정이 다 타버려 날아가 버리는 그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 한다.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 건 잊혀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잊혀질 모든 만사는 없고 왜 굳이 이렇게 힘들어하면서까지 살아가야 하냐는 게 아니다. 

어차피 잊혀질 테니 절망하지 말라는 거다. 

-무라카미 하루키 산문집 <무라카미 라디오> 중에서-

 

그렇지 않다, 그럴 리 없다 이렇게 애써 부정하는 것보다 맞아, 원래 그래 이렇게 인정하는 게 오히려 더 위로가 될 때가 있죠. 

소중하게 생각하던 걸 잃어버린 느낌, 그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그런 순간도 또 지나가는 거라고... 그러니까 그런 순간 때문에 절망하지 말라는 말. 

어느 먼 날에는 이 말을 떠올리면서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당신 얼굴을 본다

 

나는 당신 얼굴을 본다

나는 당신 얼굴을 본다 신분증을 보여주기 위해, 돈을 지불하려고 혹은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느라고 지갑을 열 때마다 나는 당신 얼굴을 본다. 꽃가루 한 점은 산맥보다 더 오래되었고 그 산맥

captainwinster.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