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명작) 바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sea, le silence de la mer) 2004
감독 : 피에르 부트론
독일 장교 : 베르너(토마 주아레)
프랑스인 피아노 교사 : 잔느(줄리 델라메)
꼬마 : 피에르
1940년대,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점령된 프랑스입니다.
마을 곳곳에 독일군이 주둔합니다.
이건 풍문인데요, 프랑스 사람들은 연합군을 대할 때도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물며, 적군에겐 얼마나 배타적이었을지 짐작이 되네요.
옳은 일입니다.
적군과 친밀한 건 매국노뿐이니까요.
잔느의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잔느는 너른 집에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돌아가신 엄마의 50번째 생신 날이고요.
잔느는 쁘띠쁘띠 화병을 부모님의 방에 놓아둡니다.
유난히 부모님이 그리운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선에서의 소식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옵니다.
소련을 침공한 독일군은 승리의 행진을 가속화하며...
잘못된 결정은 비극을 초래합니다.
충분히 되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잔느는 루바브 잼을 만든다.
루바브는 딸기 빛깔을 지닌 샐러리처럼 생겼고, 신맛이 강해요.
전쟁 물자 위주의 생산 통제를 받고 있던 터라, 설탕은 구하기 힘듭니다.
잔느가 주어진 재료로 뚝딱 만든 루바브 잼을 할아버지는 좋아하십니다.
독일인들은 결코 생각지도 못할 거라면서...
프랑스인의 음식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낮에 잔느의 집을 둘러보고 간, 독일군들이 다시 찾아옵니다.
잔느의 집이 독일 장교의 주둔지로 징발되었다는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여분의 방이 없다고 하자,
독일군은 잔느의 부모님이 사망한 날짜까지 읊으면서, 방이 여유 있게 남아 있을 거라고 합니다.
민간인 사찰입니까?
다 알면서 왜 물어요? 안 된다고 해도 머물 거잖아요.
잔느의 집이 예쁘긴 하네요. 사람 보는 눈 다 똑같습니다.
잔느는 독일 장교의 당번병이 집을 둘러볼 수 있게 안내해 줍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당번병은 하나의 방을 지목했고, 잔느는 부모님 방이라며 거절합니다.
당찬 아가씨네요. 겁나지 않아요?
독일군의 고압적인 태도에 잔느의 고집은 꺾여 버립니다.
당번병은 부모님의 방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고,
잔느는 항의하듯 부모님의 사진과 꽃병을 치워버립니다.
혹독한 겨울이 지속됩니다.
벽난로에 손을 녹이는 잔느에게 할아버지는 피아노 연주를 부탁합니다.
연주는 계속되고, 독일 장교가 집안으로 들어섭니다.
드디어 잔느의 심기를 건드린 독일 장교가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어디 보자.
앵? 엉? 뭐지?
독일 장교는 정중하게 인사하고 유창한 프랑스어로 자기소개를 합니다.
베르너...
내 니한테 반했다.
잔느는 그에게 방을 안내해주고,
고맙다는 베르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립니다.
쯧쯧쯧, 매너 없게스리.
네, 저는 변절자 하렵니다. ㅎㅎ
할아버지는 베르너가 품위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네요.
역시 어르신께서 사람 볼 줄 아십니다.
잔느, 너 듣고 있니?
할아버지의 말에, 잔느는 부정하듯이 꽃을 벽난로 안으로 던져버립니다.
성질머리 하고는...
아침에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던 잔느와 할아버지는 베르너의 등장에 '얼음'이 됩니다.
으으으~ 그렇게 티 나게 '얼음'하시면 제가 '땡' 해버립니다.
영혼이 깃든 것 같은, 아름다운 집이 마음에 든다고 말합니다.
학원 다니세요~ 어쩜, 말도 이쁘게 하네요.
잔느는 점령국 독일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내는 유일한 방법은 침묵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할아버지와 잔느는 대꾸하지 않습니다.
잔느는 획! 나가버립니다.
한 편으로는 잔느의 행동... 이해돼요.
엄중한 상황이니까요.
집 앞에 베르너를 태운 자동차 소리가 들립니다.
할아버지와 잔느는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다시 각자의 일에 집중합니다.
척! 하는 것이지요. 열중하는 척!
나빴어.
좋은 하루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베르너는 귀가 인사를 하는데요.
누구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를 않습니다.
아~ 왕따가 되었습니다.
베르너의 말이 시작되자, 잔느의 재봉틀 소리가 멈춥니다.
베르너는 귀가 시간을 알려주고, 앞문을 잠근다면, 뒷문으로 다니겠다고 말합니다.
잔느의 가족이 자신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길 바라며,
일상에서도 변화가 없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재봉틀이 다시 돌아갑니다.
저녁 인사를 한 베르너가 응접실을 떠납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그와 만날 일도 없었겠지만...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할아버지가 그가 뒷문으로 다니면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잔느는 한 번도 앞문을 잠가 본 적이 없다며 반대합니다.
베르너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싫은 걸까요. 아니면 그를 좀 더 보고 싶었던 걸까요?
만나도 얼굴도 보지 않고, 말도 하지 않으면서...
퉁퉁 부르튼 발을 마사지하고 있던 잔느는
베르너의 인기척을 느끼고 서둘러 응접실로 달려갑니다.
그가 분명 응접실로 온다는 걸 아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베르너의 귀가를 기다리는 게 아닐까요.
베르너는 역시 초조한 듯 모자를 만지작거리며, 할아버지와 잔느가 있는 응접실로 갑니다.
베르너는 인사를 건넵니다.
역시나 대답이 없습니다.
한결같은 사람입니다. 지치지도 않는군요.
이런 상황에서는 투명인간을 말리고 싶습니다.
베르너는 특별히 추웠던 오늘의 날씨를 이야기합니다.
어린 시절, 1차 대전으로 인해, 잔느처럼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말합니다.
독일이건, 프랑스건 전쟁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리게 하는 참혹한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인들의 애국심을 존경한다고 덧붙입니다.
그는 진심입니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잔느와 할아버지의 침묵을 애국심이라 읽는군요.
된 사람이 맞습니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는 모두 독일 작곡가.
잔느는 베르너가 이 집에 머무르는 한 결코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을 거라고 선포합니다.
피아노 뚜껑이 쾅~ 닫힙니다.
승질, 승질~~
지나가는 길에, 베르너는 아픈 발을 붙잡고 앉아 있는 잔느를 발견합니다.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그의 호의쯤은 가볍게 뛰어넘어 버립니다. 스뀝스뀝!
잔느는 보란 듯이, 더욱 씩씩한 걸음으로 멀어져 갑니다.
군복을 벗은 베르너가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로 내려오는데요.
잠깐이라도 온기 속에 몸을 녹일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따스운 집 떠나서 이게 무슨 일입니까, 춥다니요ㅠㅠ
할아버지와 잔느는 침묵으로 동의를 대신합니다.
잔느는 벽난로 앞에 쪼그리고 앉은 베르너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그가 일어서자, 재빨리 고개를 돌리는 잔느.
내숭은 필요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입니다.
베르너는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보며, 진열된 책 속의 프랑스 대문호들에 감격합니다.
피아노 옆에 선 베르너는 거장 바흐에 대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그에게 돌아오는 건 침묵뿐입니다.
그 :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저 역시 음악가입니다. 작곡가죠.
입대한 것은 집안의 전통이었습니다.
저에겐 선택권이 없었지요.
그렇지만 이 순간, 이곳에 있다는 게....
온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된다면... 행복합니다.
좋은 밤 보내십시오.
베르너의 독백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침묵으로만 그를 대하는 것이, 마음 쓰이신 모양입니다.
잔느는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베르너.
잔느는 불빛에 빛나는 베르너의 얼굴을 훔쳐봅니다.
벽난로 앞에 앉은 베르너는 오늘도 혼자만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 저는 바다의 침묵을 좋아합니다.
깊은 내면과 마주하게 됩니다.
잔느, 당신은 마치 침묵하는 바다와 같아요.
가만히 귀 기울여 듣고, 침묵 속에 감춰진 것들을 발견하지요.
잔느,
당신을 존경합니다.
이해합니다.
웅변적인 당신의 침묵을 사랑합니다.
베르너는 세 사람을 감싸 안은 침묵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읽어 내려갑니다.
크리스마스 날입니다.
할아버지는 미사를 보기 위해 집을 비우시고,
온기 가득한 응접실에 남은 베르너와 잔느가 있습니다.
베르너는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여전한 침묵 속에서 베르너는 사랑을 고백합니다.
새롭고, 아름다운, 완전한 언어로 충만한 바흐의 멜로디를 빌려서...
그녀 : 보이지 않지만 실제 하는 목소리로 답할게요.
나도 사랑해요.
베르너의 옷에는 그의 향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의 침대에 가만히 누워 그를 꿈꿉니다.
따뜻한 그가 온전히 전해져 옵니다.
그 : 책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밤, 내 방을 몰래 다녀간 것을...
그냥 기뻤습니다. 좋았습니다.
보고 싶어서 당신을 찾아온 것입니다. 그것뿐입니다.
파스칼(잔느에게 흑심을 품은 청년)이 잔느에게 몹쓸 짓을 하려던 찰나,
베르너가 문을 열어젖힙니다.
그 : 당신의 절규하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고통이 내 몸을 관통해 지나갑니다.
마음으로는 이미 그 녀석을 죽도록 때렸습니다.
'괜찮아요?' 당신을 달래줄 수도 없는 나에게 화가 날 뿐입니다.
오랜 친구인 독일군에게
승자가 패자에게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프랑스의 존엄을 지켜 달라고 덧붙이죠.
친구들은 베르너의 생각에 동조할 뜻이 전혀 없습니다.
그 : 제가 이 공간 안에서 했던 모든 말들을 잊어 주십시오.
결합할 수 있기를 바랐던 양국의 전쟁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더 이상 희망은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 친구들의 말이 맞습니다.
유일한 해답은 군인으로서 충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의무와 본분을 다하는 것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겪어내며, 베르너는 괴롭습니다.
그의 마음이 아프게 전해집니다.
밤 사이.
베르너의 자동차에 저항군이 폭약을 설치하는데요.
잔느가 그 광경을 목격합니다.
베르너에게 어떻게 사실을 전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베르너가 자동차를 타서는 안됩니다.
네버 에버!
출입문으로 걸어가는 베르너를 불러 세우는 피아노의 선율.
잔느의 간절함과 격정적인 연주가 베르너를 붙잡습니다.
제발, 그에게 이 마음이 가 닿기를...
그 순간, 시동 소리와 함께 차가 폭발합니다.
베르너는 오랜 벗을 잃어버립니다.
그녀 : 당신을 봐야 했어요.
무작정, 보고 싶어서 당신이 계신 이곳에 와 버렸네요.
그것뿐이에요.
침묵을 깬 것은 할아버지였습니다.
처... 처음입니다.
" 베르너, 안으로 들어오시오."
그 : 떠납니다.
러시아 전선으로 전출 요청을 했습니다.
독일이 승리한다고 선전하지만,
그곳은 영하 40 ºC로 독일군에겐 희망이 없는 곳입니다.
오늘 밤에 떠납니다.
좋은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평안하시기를...
잔느의 얼굴 가득 울음이 흘러내린다.
그 : 나는 '희망'이라는 환상을 꿈꾸었습니다.
전쟁이라는 역사적인 상황은 우리의 선택도, 우리의 잘못도 아닙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갈망은 더해져만 가는군요.
나는 이쯤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잔느, 당신의 확고한 신념을 존중합니다.
나의 애정과 열망을 희생하려 합니다.
나는 항복합니다.
그녀 : 베르너, 당신의 아름다운 음성은 내게 달콤한 설렘을 주었어요.
당신의 순수한 열정은 나를 둘러싸고,
당신의 다정함 안에서 나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랑의 절정은 지속되지도, 도달할 수도 없겠지요.
그 끝을 알고 있었지만,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요.
'잘 가요.'
이 말 밖에는 전할 수 없겠지만,
내 사랑의 기억은 항상 함께 할 거예요.
표정과 눈물, 스릴 넘치는 작별은 훨씬 웅장하고, 귀하다.
아름다운.
내겐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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