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겁먹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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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것
일이 잘 안 풀릴 때 흔히들 얘기한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그런 날이 있다. 이번엔 느낌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기다리던 연락이 끝내 안 오는 날.
좋은 뜻에서 도와줬는데 엉뚱한 오해를 살 때.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아끼고 아껴서 비상금을 모아뒀는데 갑자기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써야 할 때.
물론 세상일이 내 뜻대로만 안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그래도 막상 닥치면 정말 기운 빠지고 맥이 풀린다.
그런데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에도 긍정적인 버전이 있었다.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부정적인 버전이라면, 전혀 생각하지 않은 방향에서 문이 열릴 때도 실은 내 뜻대로 안 된 거다.
중요한 약속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남았는데 오늘따라 신호가 바로바로 바뀌면서 길이 뻥뻥 뚫릴 때,
큰 병이 아닐까 걱정하며 병원에 갔는데 가벼운 염증이라고 할 때, 우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아~ 생각해 보면 이것도 뜻밖의 순간이었는데 왜 사소한 행운으로만 여겼을까?
일이 잘 풀리는 순간은 누구나 쉽게 받아들이고 그냥 흘려보낸다.
우린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왔던 행복이나 감사의 순간은 당연하게 여기고 이루지 못했던 것만 내 뜻대로 안 됐다고 기억하는 게 아닐까?
인생은 불공평하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에게 왔던 축복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불운만을 기억하는 것, 그건 더 불공평한 일이 아닐까?
시야를 넓혀보면 뜻밖의 일들은 지구에서도 매일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별은 시속 1,667Km의 속도로 자전한다고 한다. 이 정도 속도면 굉장한 거다.
경부 고속도로를 시속 300Km만 달려도 머리카락이 쭈뼛해질 테니까.
그런데 이렇게 쌩쌩 달리는 지구별에서 누군가 툭 떨어졌다는 얘기는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다.
또 지구별을 달걀 크기로 축소한다면 지구 표면의 두께는 고작 달걀 껍데기처럼 얇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밑에는 마그마라는 불덩이가 있다.
그렇다고 누가 그 밑으로 툭 떨어졌다는 소문도 들어본 적이 없다.
세상에는 내 뜻대로 안 돼서 다행인 게 얼마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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