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명작) 세렌디피티(Serendipity) 2001
감독 : 피터 첼섬
배우 : 사라 - 케이트 베킨세일
조나단 - 존 쿠삭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뜻은 '우연한 행운'입니다.
뉴욕 어느 백화점 근처에있는 빵집 세렌디피티. 요기 맛집이래요.
두 남녀가 마주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는데요.
소개팅하고 있냐구요? 아니요 ㅎㅎ
사연이 좀 있었죠.
백화점 안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을 사기 위해 난리난리 이런 난리가 또 없습니다.
조나단 역시 선물을 쟁취하기 위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니는데요.
드디어 발견한 까만 장갑을 냉큼 집어 들려던 그때! 두둥~ 누군가 동시에 손을 뻗습니다.
여자는 수줍게 웃으며 조나단에게 양보를 하는데요
조나단 역시 그쪽이 가져가요.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에게 양보를 합니다.
조나단, 그녀가 예뻐서 양보한 건 아니겠죠. 할머니가 오셔도 넉넉히 양보할 인성이라 믿어요.
서로에게 양보를 하는 사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장갑을 가져 가려고 합니다.
역시, 때 안타는 까만색이 최고야. 보세요 다른 색깔들은 여유가 있잖아요.
당황한 두 사람은 그 장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연인인척, 서로에게 선물하는 척!
연기를 합니다. 능청스럽게 잘 합니다.
18개월 후 내 애인이 되겠죠. 이 순간, 말이 씨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마음에 말의 씨앗이 뿌리를 내립니다. 쉿! 두 사람에겐 비밀이에요.
그렇게 장갑을 지켜내고 얼굴을 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 작전 성공입니다.
결국 장갑을 양보받기로 한 여자는 조나단에게 아이스크림을 삽니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마주 앉아 있다는게 재미있는데요.
조나단은 그녀의 환한 미소를 넋을 잃고 보고있습니다.
내 맘도 이럴찐대, 그녀와 가까이 앉은 조나단의 가슴은 불 지른 바다 같겠죠.ㅎㅎ
그저 재미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쩐지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입니다.
하지만 둘에겐 각자 연인이 있었죠. 혼자 일리가 없습니다. 암요.
여자는 애써 운명이라는 단어를 외면하고 이름도 알려주지 않은 채 택시에 오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조나단.
아쉬워하며 터덜터덜 걸어가는 조나단.
세상을 잃어버립니다.
아뿔싸! 가게에 목도리를 두고 왔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진짜 잃어버렸네^^;
그래서 헐레벌떡 세렌디피티로 돌아갑니다.
뜻밖에도 거. 기. 그. 녀. 도. 돌아와 있습니다.
꿈이야, 생시야. 믿을 수 없지만 믿습니다.
조나단은 동그랗게 뜬 눈으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그녀 역시 놓고 간 선물 가방 덕분에 다시 세렌디피티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죠.
세상을 다시 얻게 된 조나단의 얼굴에 환희가 팡팡! 터져 나옵니다.
정말 운명인 걸까요?
두 사람은 이번엔 그냥 헤어지지 못합니다.
함께 스케이트를 타고 있습니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뜀박질을 합니다.
하얀 눈이 눈치껏 흩날려 주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두 사람은 소소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조나단은 그녀가 창피하게 생각하는 팔에 생긴 점들을 연결해서
그녀의 팔에 카시오페아 별자리를 선물합니다. 이젠 창피해하지 말아요.
함께 걸으면서 점점 더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 이렇게 그녀를 놓쳐버리면 평생 후회 속에 살 것만 같습니다.
그녀의 연락처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조나단입니다.
적극적인 조나단과는 달리 그녀는 자꾸 운명을 시험하려고 합니다.
5달러짜리 지폐 위에 조나단의 연락처를 적게 한 다음, 그 돈으로 사탕을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지폐가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면 연락을 하겠다고 제안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또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라는 책을 꺼내 들더니, 책 첫 장에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헌 책방에 판 이 책이
언젠가 조나단에게 발견된다면 그때는 정말 운명일 거라고 합니다.
기발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죠? 인정 인정.
조나단은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끊임없이 설득하는 조나단에게 조금씩 흔들리는 그녀.
하지만 쉽게 연락처를 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이쯤 되니 징하다, 징해.
갑자기 그녀는 조나단을 호텔 안으로 데려가 엘리베이터 앞에 세웁니다.
그리고 얘기합니다.
지금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거예요. 각자 알아서 층을 누르는 거죠.
그리고 같은 층에서 만나요, 그럼 운명을 믿을게요. 아, 그리고 내 이름은 사라예요.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각자 선택한 층으로 올라가는 두 사람입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서 그렇게 둘은 엇갈리고 맙니다.
안돼에에에~ 운명의 장난은 어쩝니까?
간절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몇 년 후 조나단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혼식 날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몇 년 전,
딱 하루 만났던 신비로운 여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조나단의 세상은 온통 그녀입니다. 너무 간절해서 뼈가 다 녹아내릴 것만 같습니다.
뉴욕에 있는 헌 책방을 샅샅이 뒤지며 그녀의 연락처가 적힌,
바로 그 책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꽁꽁 숨어버렸습니다.
희망을 품은 마음이 한순간에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합니다.
이젠 정말 포기해야 하는데 왜 자꾸 그녀 생각을 멈출 수가 없는지.
제 옆에서 쌔근쌔근 잠든 약혼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도저히 지워낼 수 없습니다.
쩌억~ 봉인된 무엇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약혼녀가 신혼여행 짐을 꾸리기 위해서 꺼내 놓은 물건 더미 속에서
몇 년 전 그녀가 한 짝만 남기고 간 장갑을 발견합니다.
그냥 장갑일 뿐인데 자꾸만 약혼녀의 눈치를 살피게 됩니다.
조나단은 그녀와의 만남을 떠올리며 가만히 장갑 안으로 손을 넣어 봅니다.
거기서 뜻밖에도 뭔가가 쥐어집니다.
그날 그녀가 물건을 사고받은 영수증입니다.
그 유일한 단서를 들고 조나단은 그대로 뛰쳐나갑니다.
쩌억~ 봉인이 해제되어버린 바로 그 시각.
사라 역시 뉴욕을 헤매고 있습니다.
뉴욕 어딘가에는 기억조차 희미한 그 남자, 조나단이 있습니다.
그의 흔적을 좇아 무작정 와야 했습니다.
며칠 전, 남자 친구에게서 프러포즈를 받은 사라는 어쩐지 기쁘기보다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몇 년 전 딱 하루, 단 몇 시간 동안 만났던 조나단입니다.
조나단이라는 강력한 운명의 힘에 이끌려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삶이 다 계획되어 있고 우린 운명적 짝을 만난다는 얘기. 그래 멋지긴 해.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뭘까. 친구는 사라를 설득합니다.
사라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를 생각해서라도 조나단에게로 대책 없이 쏠리는 자신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라에게는 이끌림을 끊어낼 힘이 없습니다.
뉴욕은 조나단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곳으로 가득합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마음속에 한땀한땀 새겨진 그가 보고 싶습니다.
무작정 뉴욕 한복판을 헤매는 것으로는 그리운 조나단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 또한 운명이려니 생각합니다.
그를 향한 간절함만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는 사라.
헤드셋을 빌리기 위해 돈을 주고받던 사라의 눈에 뭔가 들어옵니다.
바로 몇 년 전 그의 연락처를 적어 사탕을 사 먹었던 그 5달러 지폐가 사라의 손에 건네 집니다.
운명입니까?
사라는 곧장 비행기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 탑니다.
운명이란 건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잠깐의 만남을 몇 년 동안 잊지 못했습니다.
서로를 찾기 위해 그렇게 헤매는데도 두 사람은 자꾸만 엇갈립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뚜렷해지는 게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품은 마음으로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결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분명 좋지 않은 일입니다.
사라는 이번 만큼은 정말 운명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의 집 앞에서 만난 사람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주죠.
오늘이 바로 그의 결혼식이라는 소식!
눈 앞이 흐려집니다.
이미 텅 비어있는 결혼식 장에 도착한 사라는 이번에도 늦어버린 자신을 원망하며
펑펑 눈물을 쏟습니다.
하지만 그때 식장을 정리하고 있던 직원이 알려주죠. 결혼식이 취소됐다고요.
사라가 웃네요. 울다가 웃으면... 끝까지는 차마... 말을 아끼겠습니다.
이 또한 운명의 장난입니까?
운명의 큐피드는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결혼식 전날, 조나단에게 약혼녀가 결혼선물을 건넵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큐피드가 쏜 화살이 조나단에게 날아와 명중합니다. 퍼펙트!
첫 장을 넘깁니다.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선명한 글씨로 사라 토마스. 그녀의 이름과 전화번호입니다.
조나단은 열심히 그녀를 향해 달려갔지만 운명의 신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강적입니다.
결혼할 사람도 또 운명의 그녀도 모두 놓쳐버린 조나단.
그는 자신을 위로해 주던 친구와 헤어져 혼자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고개를 들어보니 스케이트장 앞이네요.
예전에 사라와 잠깐의 데이트를 즐겼던 바로 그곳입니다.
조나단은 왠지 지금 이 상황이 어이가 없습니다.
헛웃음만 나옵니다.
그는 그렇게 스케이트장 한 복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스케이트를 타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얼음판 위에 들어 누워있는 사람은 조나단뿐입니다.
추운데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누워있어요. 어서, 일어나요.
이제는 눈발까지 날리는데요.
그때 조나단을 향해 뭔가가 날아옵니다.
바로 까만 장갑 한 짝. 아주 낯익은 장갑입니다.
조나단은 벌떡 몸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봅니다.
사라.
그렇게 찾아 헤매어도 만날 수 없었던 그녀가 거기에 있습니다.
두 사람, 매년 기념일에는 장갑을 샀던 매장에 꼭 들른다지요.
진심, 축하해요♡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운명의 이끌림인지
서로에 대한 간절함과 절박함이 운명을 넘어선 것인지
시종일관 유쾌하고 편안했던
내겐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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