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명작) 원스 (Once) 2007

(내겐 명작) 원스 (Once) 2007

 

 

감독 : 존 카니 

 

남자 : 글렌 한사드 

 

여자 : 마르게타 이글로바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

사랑하고 노래하고 나는 너를 노래한다. 흐하~

 

 

 

 

남자와 여자는 음악을 매개로 담백하면서 절제를 사랑을 펼쳐 보입니다. 

 

 

 

 

떠나간 내 사랑을 목 놓아 부릅니다.

 

 

떠나버린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합니다. 

 

 

낮에는 진공청소기 수리공, 밤에는 거리의 가수로 나서는 남자.

하지만 더블린 거리에서 그의 노래를 진중하게 들어주는 이는 없습니다. 

 

 

사실 그에겐 없는 게 많죠.

진지한 청중도, 연인도, 어머니도.

진공청소기 수리공으로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빠, 삶의 여유도 없어요.

 

 

 

그 남자의 노래에서 그의 안타까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 여자가 있습니다. 

한 남자와 가정을 꾸렸지만 갈등으로 헤어져 더블린으로 온 여자.

 

 

체코 출신의 이민자인 그녀에게도 없는 것들이 많죠.

남편, 경제적인 여유... 결정적으로 마음껏 연주할 피아노.

 

 

피아노를 살 수 없어서 매일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를 하죠. 

삶에 지친 그녀에겐 그 순간만이 유일한 위안이 됩니다. 

 

 

남자가 아무도 듣지 않는 텅 빈 거리에서 자작곡을 부르다 멈추려고 하자, 여자가 얘기합니다. 

내가 들어요.

당신 노래가 좋아요.

여자는 단 번에 그의 노래에 담긴 이별의 상처를 알아차립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던 두 사람의 삶에 슬며시 스며든 설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피아노 가게로 가서 화음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녀와 음악으로 교감하는 게 기대 이상이었을까요?

처음 맞춰보는 연주와 노래인데도 남자는 자주 미소를 짓습니다. 

 

 

남자가 자신이 작곡한 곡에 가사를 붙일 수 없다고 하자,

여자는 자신이 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여자는 남자의 곡 들으면서 거리를 걸어갑니다. 

어두워진 더블린의 거리에서 흥얼거리는 노래와 쓸쓸하면서도 다부진 여자의 걸음걸이.

 

 

여자는 남자의 곡에 가사를 입혀줍니다. 

정말 당신인가요? 이게 꿈은 아니겠죠. 현실인지 난 모르겠어요.

당신을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더는 당신 얼굴도 기억나지 않아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전화를 해 봐도 들리는 건 침묵뿐.

 

 

여자의 노랫소리는

어두워진 거리의 상점들을 지나 집에 도착할 때까지 먹먹하게 마음을 울립니다. 

 

 

 

내 마음을 들어 보세요. 밀루유 떼베.

 

 

어느 날 남자는 그녀에게 오토바이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합니다. 

두 사람은 바닷가에 도착하는 데요.

 

 

서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자가 묻습니다. 

아직도 남편을 사랑해요?

 

 

그녀는 대답합니다.

밀루유 떼베 (Miluju tebe).

 

 

남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지만 여자는 웃기만 할 뿐 말해주지 않습니다. 

체코어로 너를 사랑해라는 뜻이었죠.

 

 

그녀의 비밀스러운 고백은 바닷바람과 함께 흐르고 맙니다. 

 

 

서로 직접적인 고백은 없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함께하는 음악 작업만큼 깊어만 갑니다. 

 

 

 

또 하나의 세상이 열립니다.

 

 

남자는 주말에 스튜디오를 빌려서 거리의 악단을 모아, 첫 앨범을 녹음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남자의 제안.

나와 함께 런던으로 가요.

 

 

남자의 고백에 가슴이 뛰지만 여자는 갈 수 없습니다. 

그즈음, 그녀와 다시 함께 하기 위해 남편이 찾아왔고 어린 딸 생각도 해야 하니까요.

 

 

 

그 때를 잊지 말기로 해요.

 

 

음악적인 성공과 떠나간 옛 연인과의 재회를 꿈꾸며 남자는 떠납니다. 

떠나기 전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선물을 남깁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용기를, 

남자는 여자에게 둘이서 화음을 맞추던 악기사의 그 피아노를 배달시킵니다. 

 

 

 

그  시간, 

공황에 도착한 남자의 얼굴엔 따뜻한 웃음이 번져 갑니다. 

피아노를 받고서 그녀는 기뻐하며 건반을 치다가 창 밖 어딘가를 물끄러미 응시하죠.

그녀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의 목격자, 

그리고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했던 예술의 동반자였던 두 사람.

그러나 이제는 각자의 길을 담담하게 갑니다. 

 

 

세상엔 이런 사랑도 있죠.

손 한번 잡지 않고, 입맞춤 한 번 없었어도 평생 잊히지 않는 사랑.

서로의 길을 축복하면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랑이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건 음악. 

사랑보다 오래오래 지속될 음악들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에 담긴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 

 

하나하나 주워 담아 듣게 된 음악 덕분에 

 

내겐 명작!